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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호일기>10권
 

2003-01-22 

2000년 9월 세미나 기록

 

일시 : 2000년 9월 30일(土) 오후 3시-7시
장소 : 서울대 동원생활관 3층 3회의실
참석 : 하영선, 김영호, 장인성, 신욱희, 김석근, 안인해 
독회내용 : 윤치호일기 10권

 


 

주요토론내용

 

안인해 교수

국내적 문제로 YMCA 활동 문제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외적인 것은 11권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듯하고, 전체적으로 일본에 대해 협조적인 입장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 내용을 보면 일본의 군사적 성향(p.5)을 지적하고 있고, 일본과 미국의 관계에 있어 만주에 대한 작전을 미국이 반대한다면 미국과도 싸울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일본의 만주 지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표출(p.17)하고 있기도 하다. 일제에 대한 윤치호의 견해는 중국에서의 일본의 행위는 비난받을 필요가 없다(p.20)는 말로 요약될 수 있겠다. 이런 견해는 만주에서 일본인이 하고 있는 노력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p.28)과 연결된다. 중국도 만주를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이 지역의 평화를 도모해야(p.70)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1934년의 일기부터는 강대국의 논리와 약소국의 한계에 대한 인식이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볼셰비즘 치하보다는 일제 치하가 더 낫다(p.234)는 주장이나, 한국의 자치를 주장한 강진수의 생각에 비관적인 입장(p.229)을 피력하고 있고, 인도에 대해 서술(p.277)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약한 나라와 비호전적인 국민에게 책임이 돌아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에 대한 위와 같은 이해와 강대국의 논리에 영합하는 모습은 현상황에서는 유일한 대안으로 일본을 상정하고 일본의 팽창정책에 지지를 표하게 한다(p.333). 일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일기의 여러 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비록 사무라이 정신과 호전성이 많이 엷어졌으나 백인종과 겨루고 있는 것은 오로지 일본 뿐(p.423)이며, 일본은 자신의 성취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평가(p.467)에서는 그것이 두드러진다.

 

파당주의에 대한 언급 또한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주로 이승만과 안창호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그들 스스로 당파적인 싸움만 일삼는다(p.48)고 평가내리고 있다. 이러한 당파성에 대한 비난과 함께 조선이 중국연호를 사용한 것은 외국에 의존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p.336)이고 한국인의 혐오하고 싶은 풍경들을 그려내며 스스로를 열등하다(p.414)고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윤치호의 모습이 적극적인 친일의 그것인지는 섬세히 살펴보아야 할 여지가 있는데 예를 들면 농민수양소에서의 애국가 문제(p.81)에 이르러서는 복합적인 감정을 표출하고 있기도 하고, 제국주이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p.293) 세금인상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한국기업의 위상이 낮음을 한탄(p.305)하고 있기도 하다. 이것이 윤치호가 적극적인 친일을 한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 되지 못함은 분명하나, 농민문제와 세금문제에 대한 그의 끊임없는 관심(p.472), 국내산업의 필요성에 대한 역설(p.501), 일본 神道의 유포에 대한 경계(p.528) 등과 연결하여 살펴야 할 것이다.

 

김영호 교수

윤치호는 기본적으로 국제정치를 이상주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Morality in International Relations'(p.133) 부분에서 그것이 드러난다. 또 한국을 일본의 목을 겨누고 있는 단도와 비교하여 정한론자들의 논리, 그리고 일본의 확장논리를 정당화시켜 주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신욱희 교수

다른 일기에서는 군국주의를 꼭 필수적인 것으로 보면서, 이 권에서는 군국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하영선 교수

9권에서는 분량이 많지 않은 일기가 10권에 들어서는 많은 시간을 일기에 할애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외적으로 볼 때 만주에 대한 윤치호의 입장은 그다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간의 윤치호에 대한 평가로 보자면 1937년이면 그가 이제 드러내놓고 친일 행적을 펼칠 때가 아닌가? 그런데 이 권에서는 그렇게 잘 드러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경제적으로는 공황에 대한, 국제적인 측면에서는 국제정치의 실종에 대한 일본식의 대응으로 볼 수 있는 만주사변에 대한 윤치호의 인식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30년대 상반기의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그의 입장은 그렇게 뚜렷하지 않다. 국내적으로는 당시 윤치호가 회장으로 있던 YMCA의 활동에 관심이 있었다. 독립운동 단체의 외적인 면과 활동만을 중심으로 연구해 오던 기존의 해석을 넓혀 독립운동 단체 내부의 역학관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일기의 중요성이 바로 이러한 국내 독립운동사의 reality를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데 있다. 또 윤보선에 대한 심한 비판(p.65)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듯이 이 일기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사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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